혹시 가장 곁에 두기 싫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야? ‘이런 사람만큼은 절대 내 인간관계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다’ 하는 사람이 있어?

나는 있는데, 바로 냉소적인 사람이야.

 

여러분께 단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특히나 젊은이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냉소하지 마십시오. 저는 냉소주의를 경멸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불평불만이 삶에서 가장 쓸데 없는 기질이라 생각합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한 말인데, 아마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한 번쯤은 봤을 거야.


냉소적인 사람들 곁에 있으면 힘이 쭉쭉 빠져.

마치 모든 것을 겪어봐서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 무엇이든 일단 콧방귀부터 뀌고 보는 습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비웃는 태도, 이런 것들이 바로 냉소적인 사람이 갖고 있는 특징일 거야.

간혹 ‘현실적인’ 것이 냉소적인 것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

아마 결정적인 차이는 사고의 깊이일 거야. 현실적인 사람은 충분히 다각도로, 충분히 깊이 생각해서 결론을 내리는 사람일 테지만, 반대로 냉소적인 사람은 본인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지 않거든.

다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성향은 냉소주의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 더 나은 가능성 또는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니까.


내가 인생책 중 하나로 꼽는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

“이런 태도(=냉소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마치 쿨하고 멋진 것처럼 군다. 냉소주의를 고수하는 사람들은 심드렁하고 조소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겨서 자신은 모든 걸 꿰뚫고 있다는 듯이 보이려고 한다. (...) 그러나 냉소주의의 배후에는 무심한 척 보이고 싶은 사춘기적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것 혹은 눈에 띄었다가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심한 두려움을 위장하려는 시도다. 이는 순전히 나태함에서 비롯되며, 냉소주의를 믿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위로를 제공한다.

냉소는 유치한 방어기제야. 냉소는 너무 쉽고, 그렇기 때문에 얻는 게 없어. (나의 또 다른 인생책인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에 나온 문장이야)


근데 사실.. 이 레터는 내 반성문이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도 내 삶이 힘들 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을 때, 점점 냉소적인 사람이 되어갔어.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하면 응원해주기보다는 ‘에휴, 저게 되겠냐?’ 하는 생각을 했어. (가만히나 있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어느 날 문득 알아차리고는, 그제서야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 지금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구나, 나 자신한테 매몰되어 편협한 사람이 되었구나, 내 안에 있는 문제를 세상에 투사하고 있구나.

사실 그래서,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냉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내 마음이 먼저 넉넉해져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태도의 문제지.

누군가가 냉소적이라는 건 곧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그릇이 작다는 뜻일 거야.


어쨌든, 나는 현실을 보지 못하는 지나친 이상주의도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못해 냉소적인 태도는 더더더 나쁘다고 생각해.

우리 현실은 볼 줄 알되 냉소적인 사람이 되지는 말자.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버리는 사람, 자기만의 좁은 관점으로 세상 모든 것을 판단해버리는 사람만큼은 되지 말자.